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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의 수익성 빨간불! 위기

자자지식 2025. 4. 10. 09:28

도시정비사업, 대형 건설사의 새로운 돌파구…하지만 수익성은 ‘빨간불’

2025년 1분기, 국내 10대 대형 건설사들이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분야에서 거둔 수주액이 무려 11조원을 넘어서며 큰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도시정비사업이 건설사들의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같은 수주 증가에는 정부의 정비사업 활성화 정책과 조합원들의 니즈가 맞물리면서 시너지를 낸 것이 큰 영향을 줬습니다. 가장 많은 수주액을 기록한 곳은 삼성물산으로, 3조5560억원에 달하는 수주를 올리며 올해 목표치의 70%를 이미 달성했습니다. GS건설과 롯데건설도 각각 2조1949억원, 1조8279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경쟁에 가세했습니다.

하지만 수주가 늘었다고 해서 곧바로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작년 기준으로 삼성물산을 제외한 상위 9개 건설사의 평균 원가율은 93.2%에 달했는데, 일반적으로 적정 원가율은 80%대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는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즉, 1조원짜리 공사를 하면 그 중 9300억원이 자재비, 인건비 등으로 나가고, 남는 이익은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105.4%)과 현대건설(100.7%)은 수익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즉 적자 공사를 한 셈입니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대우건설 등도 90%대의 높은 원가율을 기록했습니다.

게다가 고환율로 인해 자재비와 인건비가 오르면서 향후 수익성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3월 기준 신규수주지수, 공사대금지수, 자금조달지수, 자재수급지수 모두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건설공사비지수도 꾸준히 상승 중입니다. 2015년을 기준(100)으로 했을 때, 2024년 12월에는 130을 기록했고, 2025년 2월에는 131.04까지 올랐습니다. 이는 공사비가 10년 사이 30% 이상 상승했다는 의미로, 건설사들의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올해 대형 건설사들은 전체 수주 목표를 96조원으로 잡으며 전년 대비 소폭 상향했지만, ‘수익성 중심’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특히 강남권 등 핵심 지역, 즉 ‘노른자 땅’만 선별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신반포4차, 개포주공6·7단지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에서는 입찰 경쟁이 유찰되며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건설사들이 무작정 경쟁에 나서기보다는, 확실한 수익이 기대되는 사업지에만 신중하게 참여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핵심 지역 수주는 대규모 설계·철거·마케팅 비용이 선투자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시공권을 따내지 못하면 수백 억 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며 “이제는 수익성이 명확한 사업지 위주로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밝혔습니다.